Life Featured 4월이 오면 이별을 하자 거짓말 같은 입대였다. 4월 1일 당일에서야 몇몇에게 연락을 돌렸다. 만우절 거짓말이냐며 믿지 않았지만, 그대로 입소한 나는 답장할 수가 없었다. 친구들은 답장이 며칠 없고서야 믿었을 것이다. 진짜구나? 훈련소에서 2주쯤 지났을까. 연병장에 있는데 한 사람을 찾는 방송이 나온다. 내 옆옆자리에서 자던 동기였다. 훈련이 끝나고 들어오는데, 채 닫지 못한 관물대 문이 보인다. 급하게
Life 노래 하나로도 바뀌는 게 삶 종교가 내 삶에서 힘을 잃은 뒤로 나는 그 대체품을 찾아 헤맸던 것 같다. [것 같다] 라고 표현한 것은 ‘지금 와 돌아보니 그랬다’는 결과론에 가깝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종교적-영적이고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어느 것에 의지하려고 한다는 전제가 있다면 내 생각을 따라오는 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인간이 실제로 그런 존재라고
Life 슬퍼하면서 공부하고 있는 거예요 어디다가 이야기하기 민망한 사실이지만, 어쩌다보니 회사에서 AI 전문가 포지션(?)이 됐다. 클로드 코드 이야기를 여기저기 하고 다녔더니 쉽게 말하는 만큼 쉽게 다룬다고 생각했나 보다. 이건 내 불찰. 나도 잘한다는 친구에게 몇 시간씩 배우고 이것저것 시도하느라 토큰도 날려먹으며 여기까지 왔는데 말이다. (그 ‘여기’가 그리 전문성 있는 수준도 아닌 듯하다) 점심
Work AI 번아웃이 오지 않게 조심해! 클로드 없으면 일 못 해요. 돈까스를 먹으면서 한 말이 부끄러워졌다. AI에만 의지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거 아닌가 싶어서가 아니고, ‘클로드 외에 다른 AI 툴을 못 다루는 사람처럼 보일까봐’였다. 이게 AI FOMO인가? 어디서는 벌써 AI 번아웃 이야기가 나온다. 일하다 오는 번아웃과 마찬가지로,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더 그럴 것이다. 나의 존재
Life 내가 진짜 연구하고 싶었던 것 2년 반의 학위 과정과 연구와 논문은 잘 마무리했으니 더 이상은 다른 이야기를 붙일 필요가 없다 싶지만, 원래 해 보고 싶었던 연구 주제는 따로 있었다. ('후회에서 시작하기'는 인간의 고유 능력이다.) 논문 쓰기에 대해 고민할 때만 해도 조직문화 담당자였기 때문에, 조직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과 메시지 특성에 따라 구성원이 받아들이는
Taste 좋아하는 걸 더 좋아하기 취향이 뚜렷하다는 건 하나의 문화자본이 된 지 오래다. (아비투스 같은 주제는 문화 연구에서 오랜 연구 대상이라 다소 진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취향이란 언어가 ‘우월함’이라든지 ‘뛰어남’과 직결되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나의 인식과는 별개로, 뚜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은 드물고, 그런 사람에게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널리 퍼져 있는 것
Work ⚠️경고: 일하기 전에 읽지 말 것 사상 최저가! (아님) 역대급 혜택! (애매함) 사장님이 미쳤어요! (돈에 미침) 마케터로 일하는 K는 ‘최저가’라거나 ‘역대급’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적극적인 거짓말까진 아니고, 마케팅엔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약간의 과장이 들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그쵸, 그쵸. 나도 매번 그러한 '일 윤리'를
Life 지구 반대편에서 떨어지는 포탄을 보며 그 길만 건너면 회사였다. 횡단보도 맞은편엔 ‘코스피 6000 달성’을 자축하는 현수막이 펄럭였다. 신호를 기다리던 남녀 셋이 현수막을 보더니 주식 얘길 시작한다. 자본주의의 첨병인 직장인들(나도 포함)의 점심 시간 토픽은 늘 주식이라든가 부동산, 아니면 주말에 본 넷플릭스 드라마 정도에서 끝나니 그리 주목할 대화도 아니다. 주식 얘기라고 해 봤자 ‘그때
Life 쓰고 싶어, 써야 해, 쓰지 않으면 안 돼 근 6년만에 만난 S는 지금 내게 일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렇구나. 근데 대체.. 어디서? 라고 되묻진 못했다. 스스로 못 보는 무언갈 남들이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불만을 가득 안은 표정을 한 채로 출퇴근하는 날 지켜본다면 그렇게 말할 수 없을 텐데. 내가 아는 사람 중 (거의 모든 것에) 가장 진심인
Work 조직문화 담당자, 다시 에디터 되다 지난 2월부터 새로운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직접 알리려 했는데, 링크드인에 경력을 입력하니 업데이트 하나가 올라가더군요. (링크드인을 몇 년 했는데도 이런 게 있는 줄 몰랐습니다) ‘채용 콘텐츠 에디터을(를) 맡음’이라고요. 직무까지 아주 상세하게 올라간 터라 제가 이렇게 구구절절 쓸 필요가 있나 싶지만… 그럼에도 제 이야길 궁금해할 몇몇분을 위해서 남겨봅니다.
Life 가방끈 연장 성공! 처음 대학원에 가야겠다 싶었던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 늘 배우는 걸 좋아해 왔으니 이왕 배우는 데 몇 년을 힘 쓸 거라면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검증된 내용을 가르치는 곳에 가야겠다는 생각이었지요. 일한 지 5년이 넘으니 경험과 느낌만으로 일하게 되는 것 또한 느껴졌습니다. 이론 공부가 일하는 모습을 완전히 뒤바꿀 수는 없다는 걸 이제는
Taste 2026년 1월 오타루에서 오야스미. 창 너머로 아쉬움 한가득 인사가 들린다. 오타루역이 마주보이는 호텔 침대에서 책을 읽다 들려온 소리에 고개만 죽 내밀어 바깥을 보았다. 오타루에 도착한 정오 남짓부터 눈은 계속 내렸다. 창밖의 사람들도 몇 시간 전 나처럼 모자에 목도리에 중무장을 했다. 제 키만한 눈 사이로 걷는 게 시뮬레이션 게임 같다. 눈이 언제쯤 그치려나? 오타루에
Taste 팟캐스트를 시작하며: 이것은 아주 길고 수고스러운 안부인사 정겨운 친구 여러분, 잘 지내시는가요? 종종 블로그나 인스타로 제 안부를 전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쪼개진 일상이다보니 저 스스론 좀 아쉽습니다. 안부를 자주 못 전해 아쉽다기 보다는 (딱히 안 궁금한 분들도 있으실 테니..) 본래 블로그 글쓰기의 목적이었던 '생각 정리'가 잘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