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빠르게 씁니다. 그러나 사람처럼 쓰는 건 다른 문제죠.

AI는 빠르게 씁니다. 그러나 사람처럼 쓰는 건 다른 문제죠.
Photo by Solen Feyissa / Unsplash
💡
AI 글쓰기를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어주는 스킬들이 많습니다. 저도 자주 사용하지만 묘한 불편감이 있어요. 그러다 만난 글, AI can write fast, but sounding human is harder, <Tech Brew>, Whizy Kim (2026.01.22) 를 번역했습니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네요.

새로운 Claude Code 플러그인이 AI 텍스트를 "사람답게" 만들어준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AI 글쓰기를 덜 AI답게 만드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수년간 Wikipedia 자원봉사자들은 침입자를 식별하는 방법을 기록해왔다. AI 글쓰기의 특징들이다. 그들이 정리한 징후로는 지나치게 일반적인 표현("이 움직임은 더 넓은 변화를 시사한다" 같은), 과장된 중요성 주장, 구체적인 디테일의 부재, 그리고 묘하게 홍보처럼 들리는 어조 등이 있다. AI는 "delve(탐구하다)"나 "pivotal(중추적인)" 같은 단어를 유독 좋아한다.

그 기록이 이제 역으로 활용되고 있다. AI를 덜 AI답게 만들기 위해서다. Humanizer라는 이름의 Claude Code 플러그인이 바로 그 Wikipedia 문서를 일종의 교범으로 삼아, AI가 피해야 할 표현들을 지우는 방식으로 텍스트를 교정해준다고 Ars Technica가 보도했다.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한마디로, 없다.

플러그인 설치 전, Claude에게 논픽션 주제로 50단어 내외의 글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Claude는 (많은 인간들도 그럴 것처럼) 자기 자신에 대해 쓰기로 했다.

"인공지능이 전 세계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 기업들은 고객 서비스부터 과학 연구까지 모든 영역에 AI 도구를 도입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한편 각국 정부는 규제를 놓고 씨름 중이다 —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일자리 감소, 개인정보, 허위정보에 대한 우려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한다.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흥분과 불안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AI의 특징이 네온사인처럼 선명하게 보인다. 실제로는 별 내용 없이 AI가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는 막연하고 과장된 문장들의 연속이다.

Humanizer를 설치하고 같은 텍스트를 돌린 결과:

"AI가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기업들은 고객 서비스 챗봇, 리서치 파이프라인, 그리고 거의 모든 영역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규칙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 새로운 기술을 장려하면서 일자리를 보호하고 오남용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도 이게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고, 사람들은 낙관론과 진짜 걱정 사이에서 갈린다."

플러그인이 수정한 내용은 더 구체적인 언어 사용, "경쟁하다"는 표현이 "홍보처럼 들린다"는 지적, 대시 교체(실제로는 하지 않았지만), "급속한 발전" 같은 "막연한 채워넣기 표현" 제거, 그리고 "거의 모든 영역" 같은 생동감 추가 등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자연스럽지 않다. 그리고 더 나쁜 소식이 있다. GPTZero 같은 감지기에 돌렸더니 100% AI 작성으로 판정됐다.

Humanizer를 포함해 Grammarly, Quillbot, Undetectable AI 등 유사한 도구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실험이 보여주듯, 이 도구들은 아직 신뢰하기 어렵고 실용성에 한계가 있다. 애초에 LLM은 인간의 글을 학습해서 만들어졌으니까.

반대편에는 AI 감지기가 있다. 많은 학교들이 AI로 작성된 과제를 잡아내기 위해 이 도구를 사용하는데, 일부 대학은 한 해에 수만 달러를 들이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이 감지기들도 AI 텍스트를 놓치거나, 인간이 쓴 글을 AI로 오판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Wikipedia가 인간 글쓰기의 특징으로 꼽은 가장 중요한 항목은 놀랍도록 짧다. 필자가 자신의 편집 선택을 설명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이 모든 상황은 하나를 시사한다. AI 기업들이 효율과 최적화를 강조하는 동안, 사람들은 진정성도 원한다는 것이다. AI로 빠르게 쓰고 싶지만, 그게 AI처럼 들리는 건 원하지 않는다. 이 두 목표 사이의 긴장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만약 AI 챗봇들이 일제히 특정 단어와 문장 구조를 피하도록 학습된다면, 그 회피 방식 자체가 새로운 AI의 특징이 될 수 있다. 그에 맞춰 인간의 글쓰기도 변화하게 된다.

연구자들은 인간이 점점 AI처럼 말하고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AI식 표현이 정치인과 학자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결과는 기묘한 우로보로스다. 기계는 인간을 흉내 내고, 인간은 기계를 흉내 내고, 모두가 서로를 보고 "봇 같다"고 의심한다.